우유 원유 가격이 리터당 52원으로 오르면서 17일부터 흰 우유를 비롯한 유제품 가격이 본격적으로 인상되는 때 아닌 밀크플레이션이 일어났습니다.
이에 수많은 업체들이 우유 가격 인상을 검토하고 실행하기 시작했으며, 얼마나 인상되었는지 살펴보는 시간을 가져보겠습니다.
밀크플레이션?
원유 가격이 올라감에 따라 서울우유 협동조합은 우유 가격 인상을 실시하였습니다. 대표 제품인 흰 우유 1리터 가격이 무려 6.6%나 올랐으며, 이에 따라 대형마트에서는 2800원대에 구매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매일유업은 900ml짜리 흰 우유 제품 가격을 기존 2610원에서 2860원으로 9.6% 인상했으며, 남양유업도 흰 우유 제품 가격을 출고가 기준으로 평균 8% 올리고 가공유 제품 가격은 평균 7% 올리는 방향으로 진행하였습니다.
바나나 우유 제품으로 인지도가 있는 빙그레 또한 제품 가격을 순차적으로 올린다고 밝혔으며, 바나나맛우유 (240ml)의 편의점 가격은 1700원으로 200원 (13.3%) 향상되었습니다.
이러한 현상들은 이번 우유 가격 인상이 원유 가격 인상으로 인한 여파라고 언급했으며, 낙농진흥회는 이달 3일 원유 기본 가격을 리터당 49원씩 올리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올해의 경우 원유 가격 인상이 늦게 결정된 점을 고려해 리터당 3원씩을 추가로 올려, 실질적으로는 리터당 52원이 인상되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일각에서는 우유 원유 가격이 큰 폭으로 오르면서 마시는 흰 우유 가격이 리터당 3000원을 넘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으나, 각 업체들은 가격 인상폭을 최소화하면서 우유 가격은 3000 미만으로 결정했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주목해야 할 점은 이번 우유 가격 인상으로 인해 우유가 들어가는 빵, 아이스크림 등의 가격이 오르는 '밀크플레이션'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우유 가격 인상 요인
얼마 전에 사업 중단 및 전 직원 해고를 통보했던 유가공업체 푸르밀이 사업 중단을 철회했다는 소식을 밝혔습니다. 푸르밀은 노사합의를 통해 직원 30%를 감축하고 운영을 지속해나가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구조조정을 완료한 뒤에도 문제가 없어지지는 않습니다.
푸르밀은 영업중단을 결정하기 전에 이미 여러 업체들과 매각을 위해 접촉한 적이 있으나 무산되었습니다. 푸르밀의 설비 노후화등의 문제와 원유업계 업황이 여전히 좋지 않습니다.
이 점 말고도 우유 가격 인상이 결정된 이유가 많습니다. 차근차근 살펴보겠습니다.
<우유 가격 인상 요인>
1. 푸르밀 매각 진행
2. 원유업계 업계 불황 지속
3. 1인당 우유 소비량 감소 및 저출산
낙농협회와 업계에 따르면 1인당 우유 소비량은 2000년 30.8kg에서 2021년 26.6kg으로 4kg 이상 줄었습니다. 이렇게 소비가 줄어든 것은 저출산 여파가 매우 크며, 이 사이 출생아 수는 60만명 20만 명대로 급감했습니다.
소비의 감소는 곧 우유값 인상으로 이어졌으며, 소비가 줄어드니 업체들은 우유 가격 인상을 결정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또한 이렇게 우유 가격 인상이 결정되자 소비자들에게 외면받는 악순환이 생기게 된 것입니다.
<특히 우유는 저출산의 충격을 강하게 받는 식품으로 우리나라 성인들은 우유를 거의 마시지 않는 형태를 띠고 있기 때문에 우유업체들에게는 불리할 수밖에 없는 요소로 작용한 것입니다>
소비가 줄어든 것에 이어 고물가 등이 또 생산비용을 높이는 악재로 작용하여 우유 가격 인상을 불가피한 것일지도 모른다고 봅니다.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이후로 소의 먹이가 되는 곡물값이 치솟으면서 우유 가격 인상에도 이중으로 영향을 미친 것입니다.
앞으로의 전망은?
업계 1위 서울우유의 우유 가격 인상을 시작으로 매일유업, 남양유업 등의 다른 업체들 역시 따라 인상을 결정했고, 우유가 포함되는 다른 식품들의 가격도 연쇄작용으로 오를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이러한 와중에 대체재까지 나타나 우리나라 우유업계를 더욱 곤혹스럽게 하고 있습니다.
폴란드, 뉴질랜드 등에서 수입해오는 멸균우유가 저렴한 가격을 주 무기로 우리나라 우유들을 밀어내고 빠르게 시장을 잠식해가고 있는 시점입니다.
멸균우유 특성상 오랫동안 보관해도 상하지 않으며, 영양적인 부분에서도 원유와 별 차이가 없다는 연구결과가 국내 우유 업계에 악재로 작용한 것입니다.
이 시점에서 우유 생산을 아예 포기하는 낙농가도 증가하고 있는 추세입니다. 통계청에 따르면 경기도 소재 젖소 농장 수는 4년 전 대비 젖소 농장 수가 15%가량 감소한 것으로 밝혀졌으며, 2001년 77.3%에 달했던 유제품 자급률은 지난해 45.7%로 눈에 띄게 감소했습니다.
이런 상황이 계속해서 진행되면 우리나라 유업계가 완전히 수입산 제품에 잠식당하고 영원히 외국 우유만 먹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고 봅니다.
저출산만이 문제가 아닌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해야 유업계를 다시 되살릴 수 있는 상황을 마주할 수 있을 것입니다.
소비자들 입장에서는 그냥 저렴한 수입 우유를 먹으면 된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만약 유업계가 무너져버리면 관련 기업들도 줄줄이 도산하고 낙농업계 자체가 파멸할 수 있습니다.
한 업계 전체가 망한다는 것은 우리나라 전체 경제에도 적지 않은 충격을 줄 뿐만 아니라 앞으로 우리 아이들은 모두 폴란드에서 대서양과 인도양을 건너온 우유를 먹게 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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